내 자신이 부끄러울 때 내 자신이 몹시 초라하고 부끄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.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앞에 섰을 때는 결코 아니다. 나보다 훨씬 적게 가졌어도 그 단순함과 간소함 속에서 삶의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는 사람 앞에 섰을 때이다. 그 때 내 자신이 몹시 초라하고 가난하게 되돌아보인다.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 앞에 섰을 때 나는 기가 죽지 않는다. 내가 기가 죽을 때는, 나보다 훨씬 적게 갖고 있으면서도 그 단순함과 간소함 속에서 여전히 당당함을 잃지 않는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이다. 법정 잠언집 "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" 中 가끔, 부족한 스스로가 한 없이 작아보일 때마다, 크게 위로가 되는 시다. 가진 것 하나 없음에도 삶의 기쁨과 행복을..
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법정(法頂) 지음, 류시화 엮음/조화로운삶 죠은 책은 추천받아 마땅하다. 한 구절 한 구절, 법정스님의 삶의 내공의 깊이가 절절히 와 닿는다 산 속 오두막에서 며칠 함께 지내던 어느 날, 마침 보름달이 건너편 산 위로 떠올라 법정스님과 나는 달을 보며 기도를 올렸다. 나중에 내가 스님에게 어떤 기도를 했느냐고 묻자, 그는 말했다. "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다 행복하기를 기원했습니다." 조용히 진실된 마음으로 이와 같은 기도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삶의 진정한 의미와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. 산문 형식이 아닌 운문형식인데다 두껍지도 않은 책이지만, 결코 한번에 후루룩 읽어갈 수 있는 책이 아니다. 읽다가 자꾸만 덮혀..